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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zone

[2017-09-08] 청소년들의 잘못? 어른들의 잘못? 본문

LifE'zone/일상, 이존.

[2017-09-08] 청소년들의 잘못? 어른들의 잘못?

Ejon 2017. 9. 8.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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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9월 8일의 E'jon, 

청소년들의 잘못? 어른들의 잘못?




   인터넷이 뜨겁다. 언제 인터넷이 시원했던 적이 있었긴 했겠냐만은. 부산 여중생 사건 때문에 갑자기 학교폭력과 그 처벌의 수위를 결정하는 소년법 등의 대한 논의가 매우 활발해졌다. 아무 일 없었는데 이렇게 활발한 논의가 발생했다면 좋았겠지만, 상당히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하고 나서 이런 논의가 시작되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얼마 전까지 군생활을 하던 경찰서의 관할 지역에서 이런 사건이 나니, 좀 더 소름이 끼친 것도 사실이다.


   이야기를 펼쳐 나가기 전에 먼저 하고싶은 말이 있다. 애초에 난 가해 학생을 포장하고싶은 생각이 전혀 없다. 잘못한 것은 잘못한 것이다. 가해 학생이 저지른 범죄는 살인 미수다. 일단 사람이 사람을 때린 것은 폭행이며, 거의 죽기 일보직전까지 때렸으니, 어떤 이유가 되었듯 용서받을 수 없는 범죄다. 그런데 이유 조차도 어이가 없으니 전혀 가해 학생에 대한 동정심은 없다. 오히려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반드시 가해 학생 자신이 일으킨 범죄에 합당한 처벌을 받았으면 좋겠다. 하지만 가해 학생이 처벌을 받는 것으로 이 일은 끝나는 것이 아니다. 


   이런 일이 왜 일어났는가. 아이들이 요즘들어 난폭해져서 그런 것인가? 예전엔 안 그랬는데?



   예전에 안 그랬긴 뭐가 안 그래. 예전에도 청소년 범죄는 있었다. 이것은 보시다시피 전체 범죄의 범죄자연령별 발생비의 추이다. 18세 이하에서 전체적인 범죄자발생비는 2012년에 최대를 찍고 오히려 최근 들어서는 감소추세다. 이렇게 보면 10대 범죄가 어떤 양상인 지 알 수 없으니, 다른 도표를 가져왔다.




출처 : 대검찰청(http://www.spo.go.kr/spo/info/stats/stats0204_2016.jsp) 2016년도 범죄분석 자료


   이 자료에서는 "소년 강력범죄(흉악)의 발생비는 2006년 소년인구 10만 명 당 16.4건에서 증가하여 2012년 39.8건으로 최고치를 기록하였다. 이후 최근 3년간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지만, 지난 10년동안 소년 강력범죄의 발생비는 71.3% 증가하였다."라고 기술하고 있다.


   물론 지난 10년 간 강력범죄(흉악)의 발생비가 높게 증가한 것은 맞다. 그러나 계속적인 증가추세를 보이지는 않는다는 것과 예전에도 청소년 범죄는 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게 해준다. 특히 내가 청소년이었던 시기에 청소년 범죄자 발생비가 최고로 높은게 좀 인상적이다;;; 청소년 범죄는 지금에서야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예전에는 없었던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 사건을 얕볼 생각은 없다. 이것 말고도 더 심한 사건이 과거에도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향은 싼 종이에서는 향 냄새가 나고, 생선을 싼 종이에서는 비린내가 난다. 는 말이 있다. 공자의 말씀인듯 한데, 정확하지는 않으니 넘어가자. 하여튼 이런 말을 적은 이유는, 우리가 중요하게 바라봐야 할 것은 청소년들이 지금 어떤 것에 둘러싸여 있는가. 어떤 문화가 청소년들을 둘러싸고 있는가라고 생각한다. 생각해 보면 학생들의 문화는 곧 어른들의 문화다. 


   학생들의 문화는 결국 우리 어른들의 문화를 보며 흉내내며 배운 것들이다. 지금 학생들이 향유하는 그 문화가 지금 학생들이 모두 주체적으로 생산해낸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일부 자신들이 만들어낸 문화도 있지만, 대부분은 어른들이 만들어놓은 것을 보며 따라하며 즐거움을 추구하는 것이다. 음란물, 폭력성 등 선정적인 대중문화나 영상, 콘텐츠들이 범람하는데, 그런 것들을 학생이고 어른이고 간에 무차별적으로 송출하고 접하니, 그런 콘텐츠에 물든 학생들은 자연스레 그들의 문화도 선정적으로, 폭력적으로 물들어가게 되는 것이 아닐까. 아기때부터 쌍욕을 하고, 패드립을 치는 사람이 있을 리가 없지. 그거 다 어른들 하는 행동 보고 배운 거다.


   난 그래서 결국 어른들이 문제의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나도 어른이니, 나도 이 사건의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어른이면 아이들, 학생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할 존재다. 그러나 모범을 보이는 어른은 얼마 없는 것이 현실이다.유치원생, 초등학생 아이들에게 우리는 도덕을 가르친다. 저학년은 '바른 생활'의 이름으로 정규 교육과정에 있는데, 우리나라의 모든 사람들은 초등학교는 나왔으니, 도덕, 바른 생활을 배운 적이 있다. 어떤 걸 배웠는 지 누구나 안다. 나도 대략 알긴 하지만 정확성을 위해 교육과정을 살펴봤다. 


출처 : 2015 개정 교육과정 중 바른 생활, 슬기로운 생활, 즐거운 생활 교육과정http://www.ktbook.com/info/2015%EA%B0%9C%EC%A0%95%EA%B5%90%EC%9C%A1%EA%B3%BC%EC%A0%95/%EB%B3%84%EC%B1%8515_%EB%B0%94%EB%A5%B8%20%EC%83%9D%ED%99%9C,%20%EC%8A%AC%EA%B8%B0%EB%A1%9C%EC%9A%B4%20%EC%83%9D%ED%99%9C,%20%EC%A6%90%EA%B1%B0%EC%9A%B4%20%EC%83%9D%ED%99%9C%20%EA%B5%90%EC%9C%A1%EA%B3%BC%EC%A0%95.pdf


   역시나 예상대로다. 규칙과 약속을 지킨다. 타인을 배려한다. 예절을 지킨다. 등 당연히 맞는 말을 해 뒀다. 그럼 이런 것들을 어른들한테 적용해보자. 여러분은 잘 지키는가? 솔직히 나도 좀 부끄럽다.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약속은 지켜라' '부모님 말은 잘 듣고 효도해라' '새치기를 하지 마라', '노약자에게 자리를 양보해라' 등의 이야기를 한다. 그러면서 어른들은 지키지 않는데, 누가 어른들의 말을 듣고 싶겠는가. 


   이렇게 우리 어른들이 아이들 앞에서 모범을 보이지 못한 것이 잘못이고, 거기다가 하나 더 잘못이 있다. 비행하거나 잘못된 곳으로 가는 청소년들을 우리 어른들은 바로잡아주려고 하지 않고, 그냥 될 대로 되라는 듯이 무시한다는 점이다. 이 항목에서는 나도 정말 많이 잘못했다. 


   나는 군생활을 의무경찰로 했다. 그러니 방범 근무를 나가면서, 담배를 피거나 비행의 현장에 있는 청소년들을 많이 봤다. 근데, 여러분도 대강 알다시피, 경찰 옷을 입고 있어도 이녀석들이 쫄지를 않는다. 말을 해도 듣지를 않는다. 용기를 내서 이야기를 하면


   "아 뭔데 이래라 저래라 하시는데요?" 

   "아 우리 엄마도 담배피는 거 가지고 뭐라 안하는데요"

   "씨* *같네"

 

   이런 소리 듣기 십상이다. 담배를 피우고 있는 학생들을 발견했을 때 훈계를 하기 시작하면, 경찰 옷을 입고 있는데도 위의 대사를 치면서 대들고 그런다. 이렇게 나오면 솔직히 무섭다. 방범근무를 나가기 전에 지구대나 파출소에서는 비행청소년을 발견하면 적절히 조치를 취하라고 하는데, 취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사실 청소년의 이러한 비행 행위는 법적으로 문제되는 행동도 아니다. 처벌을 줄 수도 없다. 그래서 결국 위에서 이야기한 것 처럼 조치를 취하면 돌아오는 것은 대드는 행동, 욕설이다. 그리고 변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래서 난 부끄러운 이야기이긴 하지만, 이런 아이들을 보면서도 무시했다. 무서웠거든. "자기 인생 자기가 망치는 거지." 라고 혼잣말 하면서 말이다. 경찰 옷을 입어도 이런데, 그냥 지나가는 일반인들이 학생들에게 훈계를 하거나, 잘못된 행동을 바로잡아주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울 것이다. 몸이 마동석 정도가 되지 않는 한 말이다. 


   그렇다고 버려둘 것인가. 그건 아니다. 그래서 청소년 보호법에 대한 개정이나 소년법의 개정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내용은 잘 모르겠지만, 술을 마시고 있어도, 담배를 피우고 있어도 처벌은 고사하고 적절한 정도의 훈계조차 하기 힘든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내가 결국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뭐였냐면, 우리 어른들도 언제나 아이들이나 청소년이 보고있다고 생각하고, 조금이라도 어른스럽게, 모범을 보이는 어른이 되어야 할 것이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결국 청소년들은 우리 어른들을 보며 배우고 모방하며 행동하기 때문이다. '나 하나쯤은 괜찮겠지'도 위험하다. '나'를 보고 배울 청소년이 있으면 어쩌려고?




   처음으로 좀 어려운 주제에 대해 주저리거렸는데. 난 뭐 아는게 없으니, 그리 전문적인 글은 아니다. 한 사람의 의견일 뿐이다. 사건에 대해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글은 피해 학생의 쾌유를 빌면서 끝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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