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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zone
[2017-11-23] 수능, 그 좋지 않은 기억 + 미스터리 하나 본문
2014년 11월 8일의 E'jon, [작성 : 2017-11-23]
수능, 그 좋지 않은 기억 + 미스터리 하나
이번해는 수능도 다사다난하다. 수능치기 하루 전에 땅이 흔들릴 줄 누가 알았겠는가. 다행히 수능은 미뤄졌지만, 수험생 입장에서는 멘탈에 타격을 입은 사람들도 적지는 않았을 것이다. 특히 포항 수험생들은 더욱 마음고생이 심했을 것이다. 그런데도 수능 열심히 친 미래의 18학번 여러분께 가장 먼저 고생했다는 말을 하고 싶다.
갑자기 뜬금없지만, 옛날 이야기를 해보겠다. 바로 내가 수능칠 때의 이야기다. 당시 나는 교대 아니면 별 생각이 없던, 생각없던 인간이었다. 생각이 없어서 그런지 수시로 교대를 지원하기에는 성적이 턱없이 모자랐다. 그래서 수능을 열심히 준비했다. 그래서 수능 당일날이 밝았다.
별 문제 없이 시험장에 들어섰고, 첫 국어 문제지를 받았다. 문제는 순조롭게 풀렸다. 이정도면 수능도 별거 아니네 싶었다. 그렇게 35번 문제를 풀고 있을 때, 감독관 선생님이 말했다.
"10분 남았습니다"
어?
이게 아닌데?
그렇다. 너무 여유롭게 풀었던 것이다. 내가 수능 칠 때는 국어가 45문항이었다. 이때부터 멘탈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결국 마지막 문제는 제대로 풀어보지도 못한 채 허겁지겁 답안지에 마킹을 마무리했다. 자. 이렇게 국어를 말아먹었다. 쉬는 시간에 머리가 제대로 빠르게 돌아가길 바라면서 초콜릿을 먹고 수학을 친다.
물론 수학에는 꽤 자신감이 있었다. 애초에 문과 학생이라는 녀석이 국어와 영어보다 수학을 잘한다는 것이 이상하긴 하지만, 내가 그런 인간인걸 뭐 어쩌겠는가. 아니, 그냥 문과 수학이 쉬운 덕분이다. 하지만 주관식 문제는 푸는 방법을 잘 모르겠다. 시간은 여유로웠으니, 소위 말하는 노가다를 뛰었다. 나중에 가채점 하면서 알았지만, 그 노가다는 꽤 쓸모 있었다. 정답은 맞췄기 때문이지.
수학을 의기양양하게 치고, 점심을 먹고, 영어시간이 밝았다. 가장 취약한 과목이라 긴장한 채 듣기를 준비했다. 그런데 영어 듣기가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2012년 모의고사 듣기가 튀어나온 것이다. 테스트겠거니 했지만 7~9분 정도 지나자 감독하시는 선생님들도 이상한 것을 눈치챈 듯 하다. 그래서 이상한 듣기방송이 나오고 10분 정도가 지나서야 제대로 된 듣기 방송이 울려퍼졌다. 멘탈은 이미 박살났다. 점수는? 당연히 초토화되었지.
영어에서 만신창이가 되었다. 마지막 남은 과목은 사회탐구. 물론 난 사회탐구에 자신있었다. 하지만 멘탈에 상당히 충격을 받아 제 실력이 나올지 의문이었다. 다행히 제 실력은 나왔다. 하지만 박살난 멘탈이 돌아오기엔 꽤 많은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멘탈이 회복되기도 전에 가채점 결과가 멘탈을 또 한번 부쉈다. 성적이 아주 그냥 처참했다. 교대는 커녕 국립대도 못 가게 생겼다. 이땐 내 인생 망한 줄 알았다. 재수해야되나 싶은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당연히 내가 가고 싶어했던 교대는 떨어졌다. 하지만 희한하게도 원하던 곳은 아니었지만, 재수도 하지 않고 대학교 진학에 성공했다.
그게 내 인생의 3가지 미스터리 중 하나다. 합격할 성적이 전혀 아니었다. 그래서 전혀 걸릴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고, 논술 보러 가서도 영어를 못해 영어지문 해석하는 문제를 풀지도 못했다. 게다가 최저등급도 못 맞췄다. 그런데 합격했다. 그것도 최초합으로... 이 무슨.... 물론 그 당시 우리학교의 최저등급은, 맞추지 못하면 선발하지 않겠다 가 아니라 최저 맞추면 우선선발, 최저 못 맞추면 일반선발이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 성적에 추가합격도 아니고 최초합은 좀 많이 이상했다. 내신이 높았던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망쳤던 수능보다 더 낮은 등급이었다.
그리고 나중에 동기들과 성적 까고 얘기하다가, 내 성적이 동기들 중 바닥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나도 놀라고 동기들도 놀랐다. 소위 말하는 '문 닫고 들어온 놈'이 나였던 것이다. 근데 최초합으로 문을 닫고 들어올 수 있나?
과연 누가 붙여준 것일까. 빽도 없는데 말이지.. 지금도 날 붙여 준 교수님을 한번 뵙고 싶을 정도다. 그렇게, 올 생각은 거의 없던 학과였지만, 지금 나는 만족한다. 내가 좋아하는 사회과목만 쭉 팔 수 있게 되었으니까. 물론 과제가 너무 어려워 짜증나긴 하지만, 그래도 꽤 할 만 하다.
그래서 결론은
1. 수능 잘치면 좋은데, 못 쳐도 인생 망하지 않는다. 어떻게든 굴러간다.
2. 대학 입학에 운은 중요한 요소다.
3. 자신이 정말 완벽히 준비했다면, 멘탈 상태에 관계없이 성적은 나온다.
아 하나 더!
4. 대학 가도 여친 안 생긴다. 전역해도 여친 안 생긴다.
남학생들은 이제 수능도 다 쳤으니, 꿈에서 깨어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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