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2-14] 하기 싫은 마음.

2018년 2월 14일의 E'jon, 

하기 싫은 마음. 

---

   요즘 부쩍 드는 생각, '하기 싫다.'는 생각이다. 무엇이든지 하기 싫다. 무엇이든 조금만 해도 금방 싫증이 나버린다. 공부만 하기 싫은 줄 알았으면 '사람이니까 당연한 생각이겠거니'하겠지만, 그정도로 끝나지 않는다는게 문제다. 블로그도 은근히 귀찮고, 정말 신기한 것은 게임도 하기 귀찮다는 것이다. 나가서 놀기도 싫고, 귀찮다. 전체적으로 '의욕이 없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지금이 여름도 아닌데, 더위 먹은 느낌이다. 

   그렇다면 어차피 방학인데 아무것도 하지 않고 하루이틀 살아보면 괜찮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아무것도 하기 싫으니 아무것도 안 하면 되는 것 아닌가! 하지만 군대를 다녀와서 그런지 사회에서의 시간이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어 함부로 그런 짓을 못 하겠다. 시간이 아까워서... 

   해야할 것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해야할 것은 많은데, 지속적으로 해 나가기가 너무 싫다. 그렇다고 짧게짧게 할 수 있는 일들도 아니라서 해야할 것들이 잘 추진되지 않는 그런 느낌. 하고 싶은 의욕이 생겨서 시작해보면 얼마가지 않아서 싫증이 나버리니 정말 답답할 노릇이다. 

   그런데 왜. 이런 생각이 드는 걸까.

   친구는 이런 답을 해 줬다. '우리가 최근에 다녀온 일본 여행이 너무나도 재미있어서 그래'... 그렇다. 사실 난 살면서 크게 재밌었던 적이 딱히 없었다. 그래서 언제나 인생의 소소한 재미를 찾으며 사는 것을 나의 캐치프레이즈로 잡았었다. 그런데 그런 재미없는 일상에서 친구들과 함께 다녀온 일본여행은 갑자기 큰 즐거움이었으니... 여행이 아닌, 평상시의 내 삶이 상대적으로 재미없게 느껴질 것은 당연하다. 

   다른 생각도 들었다. 요즘들어 방학이라고 너무 잉여롭게 지냈기 때문이다. 자는 시간이나 일어나는 시간도 매일매일 다를 정도로 불규칙적이고 제멋대로 생활하고 있다보니, 더더욱 이런 마음이 강하게 드는 것 같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쭉 고민해봤다. 그 결과 내가 찾아낸 답은 두 가지였다.

   첫 번째, 삶의 재미 찾기. 이루기. 열심히 살기

   예전에는 김광석의 노래를 참 좋아했다. 그래서 노래 뿐만 아니라 그가 콘서트에서 했던 이야기들도 듣게 되었는데, 그 속에 답이 있었다. 

---

이 영상에서 1분 57초부터 나오는 부분이다. 

얼마전에 후배를 하나 만났는데 올해 갓 서른이에요.

"형"

"왜?"

"답답해."

"뭐가?"

"재미없어."

"아 글쎄 뭐가?"

"답답해."

"너만할때 다 그래."

근데 그 친구, 키가 180이에요.

"형이 언제 나만해봤어?"

"그래 나 64다. 숏다리에 휜다리다 왜"

뭐 그런 답답함이나 재미없음이나 그런 것들이 그 즈음에 그 나이즈음에 

저 뿐만이 아니라 그 후배뿐만 아니라 다들 친구들도 그렇고 비슷한 느낌들을 가지고 있더군요.

그래서 계속 그렇게 답답해하거나 재미 없어 하면서 지낼 것인가

좀 재미꺼리 찾고 이루어 내고 열심히 살아보자

뭐 그런 내용들을 지난 7월에 발표한 4집 앨범에 담았습니다.

<<후략>>

---

   살면서 재미거리 찾고, 무언가를 이루어 내고, 열심히 살자는 답을 주었다. 뭔가 좀 뭉뚱그린 느낌은 없지않지만, 그래도 효과있는 답이 될 것 같다.   

   두 번째. 굳이 오래오래 집중해야 하나?

   사실 조금씩 조금씩 이뤄내는 것이나, 한번에 확실히 집중해서 단시간에 성과를 내는 것이나, 결과는 비슷할 것이다. 물론 조금씩 하다보면 시간이 확실히 많이는 걸리겠지. 하지만 인간은 평소 하지 않던 것을 갑자기 잘하게 될 수는 없다는 것을 우리는 모두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오래 집중하는 능력도 결국은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가능한 것일 텐데, 나는 그걸 노력도 하지 않고 ' 왜 난 안 될까?' 하는 한탄만 하고 있었다. 애초에 내 생각 자체가 틀려먹었다. 

   싫증이 나도 최대한 오래 집중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