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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2-12] 18. 힘든 산행을 견디는 방법 본문

LifE'zone/한 장의 사진, 한 장의 이야기.

[19-02-12] 18. 힘든 산행을 견디는 방법

Ejon 2019. 5. 28.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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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장의 사진, 한 장의 이야기] (2019-02-12)

18. 힘든 산행을 견디는 방법 


History

 - 2019-02-28 : 글 초안 작성 


   한 장의 사진, 한 장의 이야기는 매주 화요일에 연재하는 이 블로그 주인장, E'jon의 일상에 대해 사진 한 장을 주제로 짧게 이야기하는 시리즈다. 매주 업로드하는 것이기에 최근에 찍은 사진이 올라갈 수도, 옛날에 찍은 사진이 올라갈 수도 있다.



   올해 초 한라산 정상인 백록담을 등반했다. 당시 나를 포함해 친구 다섯 명이서 한라산을 등반했다. 전부 자신의 페이스에 맞게 따로 올라갔는데, 꼴찌는 (당연하다는 듯이) 내가 차지했다. 물론 꼴찌라고 기분이 나쁘거나 벌칙이 있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저 나의 체력이 이렇게나 저질이라는 것을 다시금 인식하게 된 것뿐. 아니, 사실은 기분이 오히려 좋았다. 내 체력은 내가 잘 아니까. 올라가기 전에는 한라산 정상을 못 보고 내려올 줄 알았다. 만약 정상에 못 올라가면 영상통화로라도 친구들과 연결해 사진을 찍겠노라 다짐했지만 그런 쪽팔리는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다. 그것만으로 다행이다. 꼴찌라도 어떠한가. 한라산 백록담의 광활한 경치를 보며 시원하고도 청정한 공기를 들이쉬는 것만으로도 상쾌했으며 기분은 좋아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난 체력이 그리 좋지 않기 때문에, 올라가는데 꽤나 고생했다. 친구들은 아이젠과 등산 스틱 없이도 잘만 오르는데, 난 등산스틱과 아이젠 등 장비를 완전히 갖추고도 힘겹게 올라갔다. 나에게 만약 스틱과 아이젠이 없었다면 아마도 정상은 못 보고 내려왔을 것이다. 그만큼 나에게는 도전적인 것이었다. 한라산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산이고, 난 평소에 운동을 전혀 하지 않으니까. 등산이 너무 힘들어서 주변 경치를 감상할 여유는 없었다. 처음에야 거의 평지라서 주변 경치 감상하고 주변 식생도 관찰하며 올라갈 수 있었지만, 정상이 가까워질수록 난 그저 고개를 숙이고 다음 발 디딜 곳만 바라보고 있었다. 애초에 주변 경치를 감상할 여유가 없었던 것이다.  


   그렇게 힘들어도 쉬고 싶지는 않았다. 쉬기 시작하면 계속 쉬고싶어질 것 같은 마음이 들 것 같아서. 그리고 결국엔 등반을 성공했다. 그렇다. 가장 쉬운 방법은 발 밑만 보고 걷는 것 같다. 주변 경관에 눈을 돌리지도 말고 그냥 한 발짝 한 발짝 걸어가는 것 말이다. 그러는게 가장 좋은 것 같다.


   한라산 정상에 다다르기 40분 전에, 한라산 정상이 드디어 눈앞에 보였다. 하지만 정상보다 내 뇌리에 강하게 남은 것은 바로 등산로의 높이와 길이였다. 아직도 해발고도 기준으로 몇 백미터는 올라가야 했고, 걸어야 할 거리는 1km정도가 남은 것을 내 눈으로 쳐다보니, 멋있다는 생각보다는 "내가 어떻게 저길 올라가지?"라는 생각이 더 강하게 들었다. 오히려 걸어갈 힘을 잃었다. 한라산 등반하자고 친구들에게 주장한 한달 전의 나에게로 가서 라이징 어퍼컷을 한 방 날려주고 싶었다.


   내가 지금 어디 있는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한 발짝 한 발짝 앞으로 내딛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아 보인다. 물론 그 속에서 놓치는 것들은 엄청날 것이다. 그러나 어쩔 수 없지. 원망하려면 평소에 운동을 하지 않는 나 자신에 해야할 뿐이다.  


   아!!!! 

   힘들어서 한라산 등반 인증서 받는거 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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