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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zone

[19-02-01] 14. 우동 한 그릇 먹고 싶은 것 뿐이었는데... 본문

LifE'zone/한 장의 사진, 한 장의 이야기.

[19-02-01] 14. 우동 한 그릇 먹고 싶은 것 뿐이었는데...

Ejon 2019. 4. 2.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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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장의 사진, 한 장의 이야기] (2018-12-18)

14. 우동 한 그릇 먹고 싶은 것 뿐이었는데... 


History

 - 2019-02-03 : 초안 작성 

 - 2019-02-05 : 맞춤법 검사 및 수정

 - 2019-04-02 : 검토 및 공개



   한 장의 사진, 한 장의 이야기는 매주 화요일에 연재하는 이 블로그 주인장, E'jon의 일상에 대해 사진 한 장을 주제로 짧게 이야기하는 시리즈다. 매주 업로드하는 것이기에 최근에 찍은 사진이 올라갈 수도, 옛날에 찍은 사진이 올라갈 수도 있다.



   사진은 편의점에서 산 김밥이다. 갑자기 뜬금없이 편의점 김밥 사진을 올리는 것에는 불쌍한 뒷배경이 있기 때문이다. 


   때는 바야흐로 2019년 2월 1일. 왠지 모르겠지만 갑자기 따뜻한 우동 한 그릇이 그리도 당겼다. 평소에 나는 음식에는 불호만 명확할 뿐, 좋아하는 음식이 딱히 없어서 ‘뭘 먹고 싶다’는 생각을 잘 하지 않는 편인데, 그날따라 우동이 너무나 먹고 싶었다. 그래서 친구들과 저녁에 학교 앞에서 하기로 한 스터디를 가기 전에, 딱 저녁 시간대라 일찍 가서 우동을 먹고 스터디를 가기로 결정했다.


   그래서 평소 1시간 전에 집을 나서는 편인데, 이번에는 그보다 30분 더 일찍 집을 나섰다. 스터디시간은 오후 7시 30분, 출발한 시간은 6시였다. 가는 데 1시간, 저녁 먹는데 30분 정도면 되리라 생각했다. 그렇게 여유롭게 집을 나선 나는 버스정류장에 도착해서, 버스를 기다렸다. 


   6시 19분에 온다던 버스가 오지 않는다. 계속 기다려봤지만 오지 않는다. 6시 30분이 되어도 오지를 않는다. 지하철을 탈 수는 있었지만, 약간 고민하긴 했지만, 어차피 버스가 빨리 달리면 지하철보다도 일찍 도착하는 경우가 지금까지도 수없이 있어왔기에 버스를 믿어보기로 했다. 이 생각이 그날 내가 한 가장 어리석은 생각이었다. 멍청한 녀석.


   오지 않던 버스는 10분 거리를 25분이 걸려 달린 끝에 6시 40분이 되어서야 내가 기다리고 있던 버스 정류장에 도착했다. 이미 만 8년간의 통학 내공으로 사실 이때부터 ‘오늘 저녁은 못 먹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일찍 도착하면 최소한 편의점에서 김밥이라도 한 줄 사 먹을 수는 있겠지 하는 희망은 있었다. 


   하지만 그 희망도 금세 사라졌다. 차도 많고, 버스도 굳이 빨리 가려 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런지 원래 25분이면 가는 거리를 그 두 배인 50분이 걸려 도착했다. 갑자기 가던 길에 정류장이 아닌 곳에서 앞문을 열길래 뭔 싸움 났나 싶어 창밖을 보니, 배차 시간 25분짜리 버스 노선이었음에도 뒷차와 붙어버렸던 것이다. 그 모습을 본 나도 어이없었고, 같이 탄 아주머니들도 상당히 어이없어하는 탄식을 꺼냈다. 그리하여 학교 앞에 도착하고 나니 7시 29분. 편의점에 들러 김밥 한 줄 사 먹을 시간도 없이 고픈 배를 부여잡고 스터디를 가게 되었다. 지각 벌금만 없었어도 친구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밥을 먹으러 갔겠지만, 지각 벌금이 1분당 100원인지라 쉽사리 그럴 수가 없었다. 


   스터디는 언제나처럼 막차시간때까지 이어졌다. 11시가 되어서야 끝났고, 편의점에 갈 시간도 없이 난 다시 집으로 향하는 막차에 몸을 실었다. 그리고 집 주변에 도착해서야 사진 찍은 저 김밥을 하나 사서 집에서 자정이 넘은 시간이 되어서야 늦은 저녁을 해결할 수 있었다. 먹고 싶었던 우동은 온데간데 없고 내 손에 쥐어진 것은 단 2,300원짜리 편의점 김밥이었다. 기분이 참 좋지 않았던 하루. 


   어찌 보니 일기처럼 되어버렸다. 뭐 그렇다고. 우동 먹고 싶었는데 못 먹었다는 한탄이다. 더러운 책상의 모습은 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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